재단법인 교육의봄은 2022년 3월부터 교육의 변화를 이끌 ‘좋은 채용 기업’을 찾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신학교에 의존하지 않는 역량 중심 채용은 입시 중심 경쟁 교육에 균열을 일으켜 우리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교육의봄이 스물아홉 번째로 만난 기업은 한백입니다. 한백은 전기가 다니는 길을 만드는 만드는 기업이에요. 발전된 전기가 각 가정으로 잘 갈 수 있도록 송전선로, 배전선로를 만들죠. 방글라데시와 남미 니카라과 해외 진출도 했답니다. 지난 7월 26일, 광주에 있는 한백 본사에서 한백 윤우람 대표님과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 이하 ‘송’) 안녕하세요.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좋은 채용 기업 찾기 캠페인, 오늘은 한백의 윤우람 대표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한백 윤우람 대표, 이하 ‘윤’) 안녕하세요. 전기로 세상을 연결하는 주식회사 한백 대표 윤우람입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미국에 유학을 간 후 10년 정도 미국과 한국에서 일하다가 2019년부터 한백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5년 차 새내기 CEO에요.(웃음)
Q. 전기로 세상을 연결한다고 하셨는데 한백은 어떤 기업인가요?
다섯 글자로 말씀드리면 ‘전기건설업’을 하고 있어요. 자동차와 도로에 비유해서 쉽게 설명드릴게요. 발전된 전기가 각 가정으로 잘 전달되어야 하잖아요. 한백은 전기가 다니는 길을 만드는 회사에요. 고속도로인 송전선로, 일반도로인 배전선로, 인터체인지 역할을 하는 변전소를 짓고 있어요.
전기가 지나다니는 길을 만드는 일 외에 태양광 발전사업, 전기차 충전사업도 하고 있어요. 방글라데시와 니카라과 해외 진출도 해서 해외에도 사무실이 있습니다.
(송) 30년 정도 된 기업인데 직원 수가 현재 어느 정도 되나요?
(윤) 시공사이다 보니 직원분들이 전국 그리고 해외에 흩어져 계시는데요. 전체 인원은 130명 조금 넘습니다. 130명이 어떤 사이즈인가 하고 알아보니까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모든 구성원분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외울 수 있는 회사 사이즈를 유지하고 싶어요. 한 공동체라고 말하려면 최소한 얼굴과 이름은 알아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요(웃음)
Q. 한백의 사내문화는 어떤가요?
우선 ‘올래회의’를 소개하고 싶어요. 저희 회사 직원분들이 흩어져 계시다 보니 다 같이 만날 일이 없어서 원격으로 전사 월례회의를 하고 있어요. 한자 그대로 올 래(來)를 쓴 것도 있고요, olleh가 hello를 뒤집은 말이잖아요. 그래서 ‘안녕’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또 제주 올레길의 올레가 저는 ‘함께 걷는 길’이라고 생각해서요. 이런 복합적인 의미를 담아 올래회의라고 지었어요.
그리고 ㅎㅂ기금이라고 기금도 조성하고 있어요. 매년 근로자의 날에 한백 구성원분들께 선물을 약소하게 드렸는데 코로나 때인 2020년 초 이것을 좋은 데 쓰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아름다운재단의 도움을 받아 ‘ㅎㅂ기금’을 만들어서 4년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냥 한백 기금이라고 하면 너무 밋밋하고 또 저희 회사 이름을 넣는 게 민망했거든요. 제가 이름 짓는 걸 좋아해서 ‘ㅎㅂ’으로 상징될 수 있는 회복, 해방, 행복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서 재미있고 특이하게 이름을 붙여봤어요.
저희 한백에는 오래전부터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 기부의식이 있었던 거 같아요. 예전 IMF 당시 직원분들이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시고, 절감한 식비를 저축해놨다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 적도 있었어요. 굉장히 오랫동안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9.5%와 99.95%의 차이를 아는 사람 찾아요"
Q. 한백 채용 페이지를 살펴보니 '99.5%와 99.95%의 차이를 아는 사람을 찾는다'라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아툴 가완디라고 인도계 의사가 쓴 ‘체크리스트’라는 책에서 본 내용인데요. 낭포성 섬유종이라고 CF라고도 불리는데 췌장과 폐에 문제가 생겨서 이른 나이에 사망하게 되는 병이에요. 이 CF를 치료하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재활 운동이 있어요. 이 운동을 하는 사람이 살아 있을 확률이 99.95%라면 하지 않은 사람은 99.5%래요. 이 확률에 매일 365일. 365제곱을 하는 거죠. 그렇게 했을 때 99.5%는 16%로 확 떨어지고 99.95%는 83%가 되거든요.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은 반복 업무가 많아요. 매일 하는 일들의 중요성을 잘 알고 꼼꼼하게 챙기는 역량이 중요해서 적어놓았어요. 전기 관련 일이다 보니 작은 실수가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1만 번을 해도 단 한 번의 실수가 있으면 안 되죠. 저는 안전사고의 대부분이 머리와 행동이 일치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매일 하는 일들의 중요성, 그리고 물샐틈없이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갈 줄 아는 분을 찾는다는 의미로 올려놓았어요.
Q. 한백은 어떤 인재를 찾고 있나요?
메타인지 부분, 구조적으로 명석하게 사고할 수 있는 분을 찾는 편이에요. 경력이 쌓이면서 일에 익숙해질 때 일을 능숙하게 잘하게 되었다고 착각하기가 쉬운데 저희는 그런 하드 스킬보다도 소프트 스킬이 더 획득하기 어렵고 키우기 힘든 능력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그리고 다양성이 있는 조직이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하게 대처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포지션을 뽑을 때 그 팀에 어떤 다양성이 부족한지 먼저 파악해요.
Q. 한백의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직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는데요 전체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했을 때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다른 회사들과 비슷하게 서류전형이 있고 상사 면접 (팀장 면접), 과제전형, 본사 면접 (마라톤 면접) 마지막으로 실무 협업 단계가 있어요. 이것을 다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때그때 상황과 직군에 맞춰 진행하고 있어요.
왼쪽부터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 윤우람 한백 대표
Q. 서류단계부터 자세히 듣고 싶어요.
한백 서류전형은 자유양식 이력서를 활용하고 있어요. 지원서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지원 절차를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고 싶어서요.
여전히 많은 수의 지원자가 지원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인터넷에 있는 양식을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기서 많이 걸러지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할 때 무작정하지 않고 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지, 그 생각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지원서의 일부로 커버레터도 요청드리고 있어요. 이력서는 굉장히 평면적이에요. 이 분이 어떤 분인지 상상하기 어렵죠. 그런데 커버레터를 통해 글쓰기 능력과 사고력을 볼 수 있어서 이력서보다 훨씬 더 좋은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 한국에서 일하며 경험한 건데요,
학벌과 일을 잘하는 것의 상관관계는 잘 못 느꼈어요"
Q. 커버레터는 아까 말씀하신 메타인지 부분을 찾는 데 유용할 것 같아요. 자유양식 이력서를 활용하면 전통적인 스펙들에 대해 못 볼 수도 있잖아요. 대표님은 이 전통적인 학벌, 스펙에 대해 어떻게 생가하시나요?
지원서를 보고 이분이 저희가 원하는 분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학벌, 스펙과 일을 잘하는 것의 상관관계는 낮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인데요 한국 직장에서도 그랬고 미국 직장에서도 주변에 일 잘하는 분들을 볼 때 학벌과는 상관관계를 잘 느끼지 못했어요.
좋은 대학에 갔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수능을 잘 봤다는 거고 그건 정답을 빠르게 찾는 능력이 발달했다는 거죠. 그런데 일할 때 실력 차이가 나는 부분은 정형화되지 않은 문제, 여러 가지 변수를 복합적으로 판단해서 메타적으로 봐야 하는 능력이거든요. 이런 능력과 수능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학벌을 보지 않는 편입니다.
Q. 서류전형 이후 면접 단계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두 차례의 면접이 있는데요, 우선 지원자분이 한백에 합류했을 때 그분의 상사가 될 분이 1차 면접을 보고 있어요. 생각하는 힘, 사고력을 중심으로 보는 편이고요. 그 외에 업무 장악력이나 소통 능력, 한백의 가치관을 함께 할 수 있는 분인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보고 있어요. 1차 면접 후 직무에 따라 과제를 드릴 때가 있어요. 저번에 소통 담당자를 뽑을 때는 PT 슬라이드와 영상 과제를 드리기도 했어요.
2차 면접은 한백 본사에서 마라톤처럼 진행하고 있어요. 1차 상사 면접이 조금 압축된 버전이라면 2차 면접은 상사 면접 때 보려고 했던 것을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고, 더 여러 사람이 진행해요. 면접관은 보통 1시간마다 바뀌어요. 마라톤 선수가 결승점 통과하는 시간이 보통 3시간 이하인데요, 저희는 그것보다 좀 더 길게 6시간 정도 보고 있어요(웃음)
긴 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체력을 보려고 하는 것도 있어요. 저희가 야근을 습관적으로 하는 회사는 아닌데요. 긴 시간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집중력을 잃을 수 있잖아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실 수 있으신지를 보고 있어요. 또 긴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긴장이 풀려서 지원자분의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Q. 면접 후에 실무협업 단계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다른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에서는 못 본 것이라서요.
회사에 합류한다는 게 지원자 입장에서도, 회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큰일이잖아요. 그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통 수습 기간을 3개월 정도 두는데, 저희는 그 수습 기간 대신 실무 협업 단계를 두고 있어요. 한백에 합류한 뒤에 서로 실망하지 않게 더 알아간다는 차원에서요.
주중 저녁 시간 아니면 주말을 활용해서 실제로 같이 일해보는 거예요. 기존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예요. 한 가지 프로젝트를 짧게는 이틀, 길게는 40시간 정도 같이 진행해요.
평소 일하실 때,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일하는 방식이 개인 차원이든 협업 차원이든 효과적인 방법인지 고민하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걸 고민해 보고 개선한 점이 있다면 면접 과정에서 굉장히 좋은 어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좋은 질문 던지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요(웃음) 질문에서 사고력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 사람이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질문이 답변보다 꾸미기가 더 어렵잖아요. 그래서 면접 과정뿐만 아니라 지원서를 내기 전에도 저희 공식 메일에 질문해 주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Q. 한 기업의 대표 입장에서, 부모님들과 교육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갈수록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정말 중요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ChatGPT도 무슨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답변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잖아요. 저는 교육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을 때 결국 질문하는 힘을 길러주고, 생각하는 힘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학, 과학 등 각 과목의 지식과 함께 메타적으로 전달되는 것이죠.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2022년 3월부터 교육의 변화를 이끌 ‘좋은 채용 기업’을 찾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신학교에 의존하지 않는 역량 중심 채용은 입시 중심 경쟁 교육에 균열을 일으켜 우리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교육의봄이 스물아홉 번째로 만난 기업은 한백입니다. 한백은 전기가 다니는 길을 만드는 만드는 기업이에요. 발전된 전기가 각 가정으로 잘 갈 수 있도록 송전선로, 배전선로를 만들죠. 방글라데시와 남미 니카라과 해외 진출도 했답니다. 지난 7월 26일, 광주에 있는 한백 본사에서 한백 윤우람 대표님과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 이하 ‘송’) 안녕하세요.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 좋은 채용 기업 찾기 캠페인, 오늘은 한백의 윤우람 대표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한백 윤우람 대표, 이하 ‘윤’) 안녕하세요. 전기로 세상을 연결하는 주식회사 한백 대표 윤우람입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으로 미국에 유학을 간 후 10년 정도 미국과 한국에서 일하다가 2019년부터 한백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5년 차 새내기 CEO에요.(웃음)
Q. 전기로 세상을 연결한다고 하셨는데 한백은 어떤 기업인가요?
다섯 글자로 말씀드리면 ‘전기건설업’을 하고 있어요. 자동차와 도로에 비유해서 쉽게 설명드릴게요. 발전된 전기가 각 가정으로 잘 전달되어야 하잖아요. 한백은 전기가 다니는 길을 만드는 회사에요. 고속도로인 송전선로, 일반도로인 배전선로, 인터체인지 역할을 하는 변전소를 짓고 있어요.
전기가 지나다니는 길을 만드는 일 외에 태양광 발전사업, 전기차 충전사업도 하고 있어요. 방글라데시와 니카라과 해외 진출도 해서 해외에도 사무실이 있습니다.
(송) 30년 정도 된 기업인데 직원 수가 현재 어느 정도 되나요?
(윤) 시공사이다 보니 직원분들이 전국 그리고 해외에 흩어져 계시는데요. 전체 인원은 130명 조금 넘습니다. 130명이 어떤 사이즈인가 하고 알아보니까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모든 구성원분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외울 수 있는 회사 사이즈를 유지하고 싶어요. 한 공동체라고 말하려면 최소한 얼굴과 이름은 알아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요(웃음)
Q. 한백의 사내문화는 어떤가요?
우선 ‘올래회의’를 소개하고 싶어요. 저희 회사 직원분들이 흩어져 계시다 보니 다 같이 만날 일이 없어서 원격으로 전사 월례회의를 하고 있어요. 한자 그대로 올 래(來)를 쓴 것도 있고요, olleh가 hello를 뒤집은 말이잖아요. 그래서 ‘안녕’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또 제주 올레길의 올레가 저는 ‘함께 걷는 길’이라고 생각해서요. 이런 복합적인 의미를 담아 올래회의라고 지었어요.
그리고 ㅎㅂ기금이라고 기금도 조성하고 있어요. 매년 근로자의 날에 한백 구성원분들께 선물을 약소하게 드렸는데 코로나 때인 2020년 초 이것을 좋은 데 쓰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아름다운재단의 도움을 받아 ‘ㅎㅂ기금’을 만들어서 4년째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냥 한백 기금이라고 하면 너무 밋밋하고 또 저희 회사 이름을 넣는 게 민망했거든요. 제가 이름 짓는 걸 좋아해서 ‘ㅎㅂ’으로 상징될 수 있는 회복, 해방, 행복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서 재미있고 특이하게 이름을 붙여봤어요.
저희 한백에는 오래전부터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 기부의식이 있었던 거 같아요. 예전 IMF 당시 직원분들이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시고, 절감한 식비를 저축해놨다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 적도 있었어요. 굉장히 오랫동안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9.5%와 99.95%의 차이를 아는 사람 찾아요"
Q. 한백 채용 페이지를 살펴보니 '99.5%와 99.95%의 차이를 아는 사람을 찾는다'라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아툴 가완디라고 인도계 의사가 쓴 ‘체크리스트’라는 책에서 본 내용인데요. 낭포성 섬유종이라고 CF라고도 불리는데 췌장과 폐에 문제가 생겨서 이른 나이에 사망하게 되는 병이에요. 이 CF를 치료하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재활 운동이 있어요. 이 운동을 하는 사람이 살아 있을 확률이 99.95%라면 하지 않은 사람은 99.5%래요. 이 확률에 매일 365일. 365제곱을 하는 거죠. 그렇게 했을 때 99.5%는 16%로 확 떨어지고 99.95%는 83%가 되거든요.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은 반복 업무가 많아요. 매일 하는 일들의 중요성을 잘 알고 꼼꼼하게 챙기는 역량이 중요해서 적어놓았어요. 전기 관련 일이다 보니 작은 실수가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1만 번을 해도 단 한 번의 실수가 있으면 안 되죠. 저는 안전사고의 대부분이 머리와 행동이 일치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매일 하는 일들의 중요성, 그리고 물샐틈없이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갈 줄 아는 분을 찾는다는 의미로 올려놓았어요.
Q. 한백은 어떤 인재를 찾고 있나요?
메타인지 부분, 구조적으로 명석하게 사고할 수 있는 분을 찾는 편이에요. 경력이 쌓이면서 일에 익숙해질 때 일을 능숙하게 잘하게 되었다고 착각하기가 쉬운데 저희는 그런 하드 스킬보다도 소프트 스킬이 더 획득하기 어렵고 키우기 힘든 능력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그리고 다양성이 있는 조직이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하게 대처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포지션을 뽑을 때 그 팀에 어떤 다양성이 부족한지 먼저 파악해요.
Q. 한백의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직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는데요 전체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했을 때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다른 회사들과 비슷하게 서류전형이 있고 상사 면접 (팀장 면접), 과제전형, 본사 면접 (마라톤 면접) 마지막으로 실무 협업 단계가 있어요. 이것을 다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때그때 상황과 직군에 맞춰 진행하고 있어요.
왼쪽부터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 윤우람 한백 대표
Q. 서류단계부터 자세히 듣고 싶어요.
한백 서류전형은 자유양식 이력서를 활용하고 있어요. 지원서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지원 절차를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고 싶어서요.
여전히 많은 수의 지원자가 지원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인터넷에 있는 양식을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기서 많이 걸러지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할 때 무작정하지 않고 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지, 그 생각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지원서의 일부로 커버레터도 요청드리고 있어요. 이력서는 굉장히 평면적이에요. 이 분이 어떤 분인지 상상하기 어렵죠. 그런데 커버레터를 통해 글쓰기 능력과 사고력을 볼 수 있어서 이력서보다 훨씬 더 좋은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 한국에서 일하며 경험한 건데요,
학벌과 일을 잘하는 것의 상관관계는 잘 못 느꼈어요"
Q. 커버레터는 아까 말씀하신 메타인지 부분을 찾는 데 유용할 것 같아요. 자유양식 이력서를 활용하면 전통적인 스펙들에 대해 못 볼 수도 있잖아요. 대표님은 이 전통적인 학벌, 스펙에 대해 어떻게 생가하시나요?
지원서를 보고 이분이 저희가 원하는 분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학벌, 스펙과 일을 잘하는 것의 상관관계는 낮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인데요 한국 직장에서도 그랬고 미국 직장에서도 주변에 일 잘하는 분들을 볼 때 학벌과는 상관관계를 잘 느끼지 못했어요.
좋은 대학에 갔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수능을 잘 봤다는 거고 그건 정답을 빠르게 찾는 능력이 발달했다는 거죠. 그런데 일할 때 실력 차이가 나는 부분은 정형화되지 않은 문제, 여러 가지 변수를 복합적으로 판단해서 메타적으로 봐야 하는 능력이거든요. 이런 능력과 수능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학벌을 보지 않는 편입니다.
Q. 서류전형 이후 면접 단계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두 차례의 면접이 있는데요, 우선 지원자분이 한백에 합류했을 때 그분의 상사가 될 분이 1차 면접을 보고 있어요. 생각하는 힘, 사고력을 중심으로 보는 편이고요. 그 외에 업무 장악력이나 소통 능력, 한백의 가치관을 함께 할 수 있는 분인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보고 있어요. 1차 면접 후 직무에 따라 과제를 드릴 때가 있어요. 저번에 소통 담당자를 뽑을 때는 PT 슬라이드와 영상 과제를 드리기도 했어요.
2차 면접은 한백 본사에서 마라톤처럼 진행하고 있어요. 1차 상사 면접이 조금 압축된 버전이라면 2차 면접은 상사 면접 때 보려고 했던 것을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고, 더 여러 사람이 진행해요. 면접관은 보통 1시간마다 바뀌어요. 마라톤 선수가 결승점 통과하는 시간이 보통 3시간 이하인데요, 저희는 그것보다 좀 더 길게 6시간 정도 보고 있어요(웃음)
긴 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하는 이유는 체력을 보려고 하는 것도 있어요. 저희가 야근을 습관적으로 하는 회사는 아닌데요. 긴 시간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집중력을 잃을 수 있잖아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실 수 있으신지를 보고 있어요. 또 긴 시간을 함께 하다 보면 긴장이 풀려서 지원자분의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Q. 면접 후에 실무협업 단계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다른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에서는 못 본 것이라서요.
회사에 합류한다는 게 지원자 입장에서도, 회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큰일이잖아요. 그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통 수습 기간을 3개월 정도 두는데, 저희는 그 수습 기간 대신 실무 협업 단계를 두고 있어요. 한백에 합류한 뒤에 서로 실망하지 않게 더 알아간다는 차원에서요.
주중 저녁 시간 아니면 주말을 활용해서 실제로 같이 일해보는 거예요. 기존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예요. 한 가지 프로젝트를 짧게는 이틀, 길게는 40시간 정도 같이 진행해요.
Q. 한백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한백 합격 Tip을 이야기해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평소 일하실 때,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일하는 방식이 개인 차원이든 협업 차원이든 효과적인 방법인지 고민하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걸 고민해 보고 개선한 점이 있다면 면접 과정에서 굉장히 좋은 어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좋은 질문 던지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요(웃음) 질문에서 사고력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 사람이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질문이 답변보다 꾸미기가 더 어렵잖아요. 그래서 면접 과정뿐만 아니라 지원서를 내기 전에도 저희 공식 메일에 질문해 주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Q. 한 기업의 대표 입장에서, 부모님들과 교육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갈수록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정말 중요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ChatGPT도 무슨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답변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잖아요. 저는 교육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을 때 결국 질문하는 힘을 길러주고, 생각하는 힘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학, 과학 등 각 과목의 지식과 함께 메타적으로 전달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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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이지민
재단법인 교육의봄 정책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