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교육의봄은 2022년 3월 29일부터 교육의 변화를 이끌 ‘좋은 채용 기업’을 찾는 국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신학교에 의존하지 않는 역량 중심 채용은 한국의 입시 중심의 경쟁 교육에 균열을 일으켜, 우리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는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교육의봄이 열한 번째로 만난 기업은 ‘마이다스아이티’입니다. 이 회사는 건설공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세계 1위 기업으로 200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지어진 건축물, 토목, 인프라 시설물 등 99% 이상은 이 회사의 프로그램을 사용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과 성장성을 자랑하는 기업인데요. 이 회사는 학벌과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며, 스펙·직급·평가·정년을 없앤 4무(無) 경영과 같이 독특한 기업 경영 방식으로도 유명합니다. 구직자들이 취업 과정에서 만나는 AI 역량 검사 ‘역검’의 개발사로서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입사 경쟁률이 무려 800:1에 이를 정도로 채용 시장에서 매우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지난 9월 7일,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송인수 공동대표와 마이다스아이티·자인연구소 정동진 HR 경영실장과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 이하 ‘송’) 안녕하십니까. 좋은 채용을 하는 기업 인터뷰, 오늘은 마이다스아이티 정동진 HR 경영실장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정동진 마이다스아이티 HR경영실장, 이하 ‘정’) 네, 안녕하세요.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이다스아이티 계열 자인연구소에서 HR경영실장을 맡고 있는 정동진이라고 합니다. 마이다스아이티에서 일한 지는 올해로 15년 차가 되었고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건설 분야 소프트웨어 기획을 담당했었는데, 이후 해외 사업과 HR 분야의 사업을 경험하고 현재는 인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Q. 처음에 건설 소프트웨어 기획 쪽 일을 하시다가 인사 업무를 담당하시게 된 것은 상당히 독특하고 이례적인 일 같아요. 보직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대표님께서 처음부터 예리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웃음) 초기에는 사실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술이나 인사 쪽 모두 본질은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프트웨어라는 것도 결국엔 사람이 쓰는 것이잖아요. 제가 기획하고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각자 회사에서 성과를 내거나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일 텐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술도 결국 ‘사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거죠. 저는 인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인사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회사의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해내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성장하고 각자의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두 업무의 지향하는 바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결국, 기술과 HR 두 영역 모두 '사람'으로 통한다는 말씀인데요. 듣고 보니 참 맞는 말씀 같아요. 그럼 마이다스아이티 회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설공학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기업으로 2000년 9월에 설립된 회사에요. 좀 더 쉽게 설명해 드리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이용하고 있는 건물, 교량, 터널 등 큰 규모의 구조물이 지어지기 전에 해당 구조물이 과연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지어질 수 있을지를 먼저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이해해주시면 되고요. 건축, 토목, 지반 등 건설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가진 회사입니다. 아마 2000년 이후에 지어진 우리나라의 건물, 교량, 터널 등에는 모두 마이다스아이티의 기술이 활용되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요.
그리고 2015년부터는 기업의 경영과 인사 운영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 및 서비스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데요. 2020년부터는 HR 분야의 사업을 보다 전문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이다스인 이라는 회사로 계열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취업 과정에서 만나는 AI 역량 검사, ‘역검’으로 더욱 유명해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마이다스인이 제공하는 ‘AI 역량검사’ 결과표 샘플 (출처: MIDAS HRi 홈페이지)
Q. 마이다스아이티는 업계에서 뛰어난 기술력뿐만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파격적인 복지로도 유명하다고 알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마이다스아이티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밥’입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우수한 기술력, 사람, 가치가 ‘밥’을 못 이기더라고요. (웃음) ‘마이다스아이티 밥’이라고 구글에서 검색하시면 정말 많은 자료 사진들이 올라오는데요. 이렇게 마이다스아이티가 직원들의 식사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밥'이라는 것이 단순히 식사의 의미를 넘어서 저희는 그것이 회사가 구성원을 생각하는 마음이자 신뢰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정말 몰입해서 열심히 일하기를 기대하는데, 직원들이 늘 배가 고프고, 매일 점심 메뉴를 고민하면서 지낸다면 그건 안될 일이잖아요. 그래서 직원들의 식사에 관해서는 회사 창립 이래로 지금까지 정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송) 그래서인지 마이다스아이티에서 제공하는 ‘밥’이 다른 일반 구직자들에게도 굉장히 인상적이고 강렬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다만 오히려 마이다스아이티의 여러 가지 장점들이 이 밥 때문에 묻히는 것 같기도 해서..
(정) 하지만 그래서 더욱 ‘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일동 웃음)
Q.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벌과 스펙을 전혀 보지 않는 채용을 시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매번 채용을 진행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였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현존하는 채용 방식을 거의 다 시도해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수원에서 2박 3일 내지는 일주일 동안 합숙 면접을 해보기도 하고,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동안 인턴십을 진행해 보기도 하고 정말 다 해봤어요. 그런데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오히려 그렇게 공들여서 힘들게 채용한 분들이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퇴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고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스펙이 아니라 역량이라는 답을 얻었고, ‘역검’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입니다.
"학벌과 학력을 보게되면, 숨어 있는 고성과자들을
다 놓치게 되는 거죠. 스펙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아요"
마이다스아이티가 채용과정에서 학벌·스펙을 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저희가 회사 내부적으로 리더급, 그리고 일반 직원분들의 업무 성과와 스펙을 비교해 본 적이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분야처럼 특수한 직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학벌이 좋은 분들이 높은 성과를 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1단계 서류 전형에서 학벌과 스펙 등으로 지원자를 거르게 되면, 저희는 이 과정에서 숨어 있는 고성과자들을 다 놓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저희 마이다스아이티에 국한된 결과가 아니에요. 실제로 저희가 최근에 진행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다른 기업들에서도 직원들의 학벌·스펙과 업무 성과를 비교했을 때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Q. 채용 시장의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결과네요. 그렇다면 마이다스아이티의 채용과정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네, 우선 마이다스아이티에 입사를 희망하시는 지원자분들은 간단한 프로필을 등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는 입력하지 않고요. 이름, 연락처, 주소와 같은 아주 간단한 기본 정보를 입력하게 됩니다. 이후에 전원이 역검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검사 결과를 토대로 본인의 희망 직무와 잘 맞는 직무를 역검 결과를 토대로 회사에서 매칭해 드립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합격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면접을 보지 않고, 지원자가 우리 회사와 잘 맞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간단한 면담 수준의 미팅만 진행하면 채용 전형이 모두 끝나게 됩니다.
(송) 그럼 1단계 프로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탈락자가 전혀 없는 건가요?
(정) 네, 없습니다.
(송) 와, 그럼 전원이 역검을 시행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탈락자가 생긴다고 보면 되겠네요.
(정) 네, 그렇습니다. 다만 한가지 꼭 아셔야 할 부분은 단순히 역검 점수가 높고 낮음에 따라서 합격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역검 자체를 저희 회사에 맞게 최적화(customizing)해 두었기 때문에 점수가 높은 사람이 무조건 유리하다기보다는 마이다스아이티와 잘 맞는, 이와 유사한 역량 패턴을 지닌 분들이 합격 되는 것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Q. 프로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름, 연락처, 주소와 같은 간단한 기본 정보가 들어가고요. 희망 직무에 대해서도 입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입 지원이라서 잘 모르는 부분들은 그냥 비워두고 지원하는 자유직무 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 채용을 잡다(JABDA)라는 매칭 플랫폼에서 진행했는데요. 이번에 프로필을 등록하고 역검을 보신 분들은 꼭 마이다스아이티가 아니라도 다른 기업들에 추천을 받을 수가 있어서 이때 활용할 수 있도록 출신 학교 등 다른 정보들도 프로필에 입력할 수 있어요. 다만, 마이다스아이티는 그러한 전통적인 학벌, 스펙에 관한 정보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Q. 하지만 지원자들로서는 “학벌 안 본다면서 적게는 하네. 적어놓으면 어떻게든 활용하지 않겠어?” 하고 더러 의심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물론, 학벌이 좋은 분들 중에서도 합격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온전히 역검의 결과에 따른 것이지, 결코 좋은 학교를 나왔기 때문이 아닙니다. 반대로 학벌이 좋지 않은데 합격한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송) 굉장히 일관성 있게 그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들은 틀림이 없다고 저희는 믿는데...
(정) 필요하다면 서약서라도 쓸 수 있습니다. 하하하. (일동 웃음)
Q. 이러한 채용과정을 거쳐 입사하신 분들에 대한 회사의 만족도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작년부터 면접을 보지 않는 쪽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하고 있고, 그렇게 입사한 분들이 얼마나 잘하고 계신지는 현재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입사자들이 현재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적으로 조금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분들이 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전에 열심히 면접을 보았을 때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어요. 심지어 조기 퇴사의 경우에는 오히려 면접까지 다 보고 뽑은 분들이 먼저 퇴사를 한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성과의 측면에서도 더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이다스아이티는 '역검' 개발사로서 국내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AI 역량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현재 어떤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나요?
현재 역검을 활용하는 회원사들은 약 630개 정도가 되고요. 저희와 비슷하게 역검을 채용 전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부터 이제 막 활용하기 시작하는 기업들까지 역검을 채용에 활용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도에 저희가 처음 세상에 역검을 발표했을 때와 비교해서는 지금의 인식 수준은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그때 당시에는 거의 면접 보조도구 정도로 활용을 하셨다면, 현재는 입사 지원자 전원에게 역검을 보게 하겠다고 하시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현재 그런 기업들이 대략 전체의 5%에서 10%가량 되는데, 저희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수치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지원자 전원에게 역검의 기회를 주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최근 IT 업계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학벌 스펙을 보지 않는 채용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데요. 기업의 인사 담당자로서 향후 채용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다가올 미래 산업의 중심은 소프트웨어가 될 거에요. 따라서 ‘어떻게 하면 좋은 개발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기업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거라 보고 있는데요. 그래서 개발직 지원자들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자 전용 역검과 코딩 테스트 등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별도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역검도 직무별로 필요한 역량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로 점차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고 있잖아요. 학벌이라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카르텔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세대의 구성원들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기에 관심이 없거든요. 더는 학벌이 강한 결속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결국 속도의 문제라고 보고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채용도 지원자의 학벌과 스펙이 아니라,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저희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요. 이러한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서 마이다스아이티가 중요하게 보고자 하는 역량(또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신입사원들이나 직원분들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역량기술이 있어요. 첫 번째가 대인관계기술(Communication), 두 번째가 성과관계기술(Strategy), 마지막이 자기관계기술(Reflection)인데요. CSR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높이는 핵심 관계기술로 역량의 발현을 통해 강화되고 함양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의 역량이 태어나 성장발달 단계를 거치면서 사춘기 거치면서 90% 수준까지 형성된다고 보며, 성년기 이후에는 보유한 역량을 앞서 말씀드린 역량기술을 통해 후천적인 학습과 습관을 만드는 훈련으로 잘 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역검을 통해 확인하는 중요한 역량은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과 같은 네가지 역량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이것이 성과를 내는 핵심적인 역량으로서 일정 연령대 이후에는 바꾸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채용과정에서 이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좋은 학교가 곧 좋은 직장, 좋은 인생으로 연결된다는 생각,
저희는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
Q, 기업의 채용이 학벌 스펙이 아닌, 지원자의 실질적인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할 때, 이러한 흐름이 교육에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클 것 같아요. 앞으로의 채용 변화가 우리 교육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보시나요?
우리 사회에서 좋은 대학은 곧 좋은 직장, 좋은 인생으로까지 모두 이퀄(equal) 관계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통념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기업들이 직접 나서는 것이죠. 아마 부모님들과 그분들의 자녀들에게 “그렇게 좋은 학교 가기 위해서 공부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렇게 공부해서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이 별로 높지 않습니다.”라고 하면 아무도 듣지 않으실 거에요. 그런데 만약 “지금 보세요. 우리나라의 일류 기업들도 이제는 출신학교가 아니라 역량으로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은 학벌 스펙이 아니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어요.”라고 하면, 그때부터 부모님들은 “왜 좋은 대학을 가야 하지?”라는 의문을 스스로 제기하실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부모님들이 원하지 않으면, 교육 정책도 변화할 것이고 나아가 우리 교육도 입시와 경쟁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학생들이 초중고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기 주도적인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이 될 거에요. 저도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고요.
(송)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좋은’이라는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벌과 스펙이 역량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제로 그러한 역량을 길러내는 ‘좋은’ 학교는 어디인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어디에 있는가? 하고요.
(정) 네 그렇습니다. 저는 연구 중심 대학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는 일반 대학들도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초중고 학생들이 대학을 보는 기준과 관점도 달라질 거예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성적부터 잘 받아야지.”라는 그런 생각이 아니라, 나는 이런 방향으로 도전해보고 경험해보고 싶은데 “저기로 진학하면 더 잘 배울 수 있겠구나.” 아니면, “굳이 진학을 안 해도 되겠구나.” 하고요. 저는 이러한 선택의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는 우리나라 교육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그런 의미에서 마이다스아이티는 채용의 혁신만이 아니라, 교육 혁신의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 그냥 선생님,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정형화된 학생이었어요. 그런 말 있잖아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며 자라온 아이들, 제가 그런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성인이 되고 나니까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는 거죠. 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고요. 그래서 제 아이는 좀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저희 아이한테 늘 하는 말이 있는데요. “100점 맞고 아빠한테 자랑할 필요는 없다. 빵점 맞고 아빠한테 웃어도 좋다. 네가 그럴 수 있다면, 난 참 좋겠다.”라고 얘기해요. 그리고 ‘꿈’이라는 말 있잖아요. 요즘은 꿈이 뭐냐고 묻는 사람도, 그 꿈에 대해 생각을 하는 사람도 참 많지 않은 시대가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도 아이에게 가끔 물어보거든요. “꿈이 뭐냐?” “개그맨.” 그럼 전 너무 좋은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학생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그 꿈이 무엇이든 간에 박수쳐 주고 지지해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것이 저뿐만 아니라 마이다스아이티가 바라는 미래 세상이고, 그 세상의 모습이 가치 있다면 저희가 지향하는 꿈에 대해서도 많은 응원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의봄이 열한 번째로 만난 기업은 ‘마이다스아이티’입니다. 이 회사는 건설공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세계 1위 기업으로 200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지어진 건축물, 토목, 인프라 시설물 등 99% 이상은 이 회사의 프로그램을 사용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과 성장성을 자랑하는 기업인데요. 이 회사는 학벌과 스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며, 스펙·직급·평가·정년을 없앤 4무(無) 경영과 같이 독특한 기업 경영 방식으로도 유명합니다. 구직자들이 취업 과정에서 만나는 AI 역량 검사 ‘역검’의 개발사로서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입사 경쟁률이 무려 800:1에 이를 정도로 채용 시장에서 매우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지난 9월 7일,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송인수 공동대표와 마이다스아이티·자인연구소 정동진 HR 경영실장과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 이하 ‘송’) 안녕하십니까. 좋은 채용을 하는 기업 인터뷰, 오늘은 마이다스아이티 정동진 HR 경영실장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정동진 마이다스아이티 HR경영실장, 이하 ‘정’) 네, 안녕하세요.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마이다스아이티 계열 자인연구소에서 HR경영실장을 맡고 있는 정동진이라고 합니다. 마이다스아이티에서 일한 지는 올해로 15년 차가 되었고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건설 분야 소프트웨어 기획을 담당했었는데, 이후 해외 사업과 HR 분야의 사업을 경험하고 현재는 인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Q. 처음에 건설 소프트웨어 기획 쪽 일을 하시다가 인사 업무를 담당하시게 된 것은 상당히 독특하고 이례적인 일 같아요. 보직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대표님께서 처음부터 예리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웃음) 초기에는 사실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술이나 인사 쪽 모두 본질은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프트웨어라는 것도 결국엔 사람이 쓰는 것이잖아요. 제가 기획하고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각자 회사에서 성과를 내거나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일 텐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기술도 결국 ‘사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거죠. 저는 인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인사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회사의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해내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성장하고 각자의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두 업무의 지향하는 바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결국, 기술과 HR 두 영역 모두 '사람'으로 통한다는 말씀인데요. 듣고 보니 참 맞는 말씀 같아요. 그럼 마이다스아이티 회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설공학용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기업으로 2000년 9월에 설립된 회사에요. 좀 더 쉽게 설명해 드리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이용하고 있는 건물, 교량, 터널 등 큰 규모의 구조물이 지어지기 전에 해당 구조물이 과연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지어질 수 있을지를 먼저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이해해주시면 되고요. 건축, 토목, 지반 등 건설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가진 회사입니다. 아마 2000년 이후에 지어진 우리나라의 건물, 교량, 터널 등에는 모두 마이다스아이티의 기술이 활용되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요.
그리고 2015년부터는 기업의 경영과 인사 운영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 및 서비스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데요. 2020년부터는 HR 분야의 사업을 보다 전문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이다스인 이라는 회사로 계열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취업 과정에서 만나는 AI 역량 검사, ‘역검’으로 더욱 유명해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마이다스인이 제공하는 ‘AI 역량검사’ 결과표 샘플 (출처: MIDAS HRi 홈페이지)
Q. 마이다스아이티는 업계에서 뛰어난 기술력뿐만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파격적인 복지로도 유명하다고 알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마이다스아이티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밥’입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우수한 기술력, 사람, 가치가 ‘밥’을 못 이기더라고요. (웃음) ‘마이다스아이티 밥’이라고 구글에서 검색하시면 정말 많은 자료 사진들이 올라오는데요. 이렇게 마이다스아이티가 직원들의 식사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밥'이라는 것이 단순히 식사의 의미를 넘어서 저희는 그것이 회사가 구성원을 생각하는 마음이자 신뢰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정말 몰입해서 열심히 일하기를 기대하는데, 직원들이 늘 배가 고프고, 매일 점심 메뉴를 고민하면서 지낸다면 그건 안될 일이잖아요. 그래서 직원들의 식사에 관해서는 회사 창립 이래로 지금까지 정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송) 그래서인지 마이다스아이티에서 제공하는 ‘밥’이 다른 일반 구직자들에게도 굉장히 인상적이고 강렬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다만 오히려 마이다스아이티의 여러 가지 장점들이 이 밥 때문에 묻히는 것 같기도 해서..
(정) 하지만 그래서 더욱 ‘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일동 웃음)
Q.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벌과 스펙을 전혀 보지 않는 채용을 시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매번 채용을 진행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였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현존하는 채용 방식을 거의 다 시도해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수원에서 2박 3일 내지는 일주일 동안 합숙 면접을 해보기도 하고,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동안 인턴십을 진행해 보기도 하고 정말 다 해봤어요. 그런데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오히려 그렇게 공들여서 힘들게 채용한 분들이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거나 퇴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고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스펙이 아니라 역량이라는 답을 얻었고, ‘역검’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입니다.
"학벌과 학력을 보게되면, 숨어 있는 고성과자들을
다 놓치게 되는 거죠. 스펙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아요"
마이다스아이티가 채용과정에서 학벌·스펙을 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저희가 회사 내부적으로 리더급, 그리고 일반 직원분들의 업무 성과와 스펙을 비교해 본 적이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분야처럼 특수한 직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학벌이 좋은 분들이 높은 성과를 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1단계 서류 전형에서 학벌과 스펙 등으로 지원자를 거르게 되면, 저희는 이 과정에서 숨어 있는 고성과자들을 다 놓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저희 마이다스아이티에 국한된 결과가 아니에요. 실제로 저희가 최근에 진행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다른 기업들에서도 직원들의 학벌·스펙과 업무 성과를 비교했을 때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Q. 채용 시장의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매우 놀랍고 흥미로운 결과네요. 그렇다면 마이다스아이티의 채용과정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네, 우선 마이다스아이티에 입사를 희망하시는 지원자분들은 간단한 프로필을 등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는 입력하지 않고요. 이름, 연락처, 주소와 같은 아주 간단한 기본 정보를 입력하게 됩니다. 이후에 전원이 역검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검사 결과를 토대로 본인의 희망 직무와 잘 맞는 직무를 역검 결과를 토대로 회사에서 매칭해 드립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합격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면접을 보지 않고, 지원자가 우리 회사와 잘 맞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간단한 면담 수준의 미팅만 진행하면 채용 전형이 모두 끝나게 됩니다.
(송) 그럼 1단계 프로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탈락자가 전혀 없는 건가요?
(정) 네, 없습니다.
(송) 와, 그럼 전원이 역검을 시행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탈락자가 생긴다고 보면 되겠네요.
(정) 네, 그렇습니다. 다만 한가지 꼭 아셔야 할 부분은 단순히 역검 점수가 높고 낮음에 따라서 합격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역검 자체를 저희 회사에 맞게 최적화(customizing)해 두었기 때문에 점수가 높은 사람이 무조건 유리하다기보다는 마이다스아이티와 잘 맞는, 이와 유사한 역량 패턴을 지닌 분들이 합격 되는 것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Q. 프로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름, 연락처, 주소와 같은 간단한 기본 정보가 들어가고요. 희망 직무에 대해서도 입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입 지원이라서 잘 모르는 부분들은 그냥 비워두고 지원하는 자유직무 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 채용을 잡다(JABDA)라는 매칭 플랫폼에서 진행했는데요. 이번에 프로필을 등록하고 역검을 보신 분들은 꼭 마이다스아이티가 아니라도 다른 기업들에 추천을 받을 수가 있어서 이때 활용할 수 있도록 출신 학교 등 다른 정보들도 프로필에 입력할 수 있어요. 다만, 마이다스아이티는 그러한 전통적인 학벌, 스펙에 관한 정보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Q. 하지만 지원자들로서는 “학벌 안 본다면서 적게는 하네. 적어놓으면 어떻게든 활용하지 않겠어?” 하고 더러 의심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물론, 학벌이 좋은 분들 중에서도 합격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온전히 역검의 결과에 따른 것이지, 결코 좋은 학교를 나왔기 때문이 아닙니다. 반대로 학벌이 좋지 않은데 합격한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송) 굉장히 일관성 있게 그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들은 틀림이 없다고 저희는 믿는데...
(정) 필요하다면 서약서라도 쓸 수 있습니다. 하하하. (일동 웃음)
Q. 이러한 채용과정을 거쳐 입사하신 분들에 대한 회사의 만족도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작년부터 면접을 보지 않는 쪽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하고 있고, 그렇게 입사한 분들이 얼마나 잘하고 계신지는 현재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입사자들이 현재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적으로 조금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분들이 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전에 열심히 면접을 보았을 때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어요. 심지어 조기 퇴사의 경우에는 오히려 면접까지 다 보고 뽑은 분들이 먼저 퇴사를 한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성과의 측면에서도 더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이다스아이티는 '역검' 개발사로서 국내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AI 역량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현재 어떤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나요?
현재 역검을 활용하는 회원사들은 약 630개 정도가 되고요. 저희와 비슷하게 역검을 채용 전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부터 이제 막 활용하기 시작하는 기업들까지 역검을 채용에 활용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도에 저희가 처음 세상에 역검을 발표했을 때와 비교해서는 지금의 인식 수준은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그때 당시에는 거의 면접 보조도구 정도로 활용을 하셨다면, 현재는 입사 지원자 전원에게 역검을 보게 하겠다고 하시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현재 그런 기업들이 대략 전체의 5%에서 10%가량 되는데, 저희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수치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지원자 전원에게 역검의 기회를 주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최근 IT 업계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학벌 스펙을 보지 않는 채용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데요. 기업의 인사 담당자로서 향후 채용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다가올 미래 산업의 중심은 소프트웨어가 될 거에요. 따라서 ‘어떻게 하면 좋은 개발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기업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거라 보고 있는데요. 그래서 개발직 지원자들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자 전용 역검과 코딩 테스트 등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별도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역검도 직무별로 필요한 역량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로 점차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고 있잖아요. 학벌이라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일종의 카르텔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세대의 구성원들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기에 관심이 없거든요. 더는 학벌이 강한 결속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결국 속도의 문제라고 보고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채용도 지원자의 학벌과 스펙이 아니라,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저희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요. 이러한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서 마이다스아이티가 중요하게 보고자 하는 역량(또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신입사원들이나 직원분들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역량기술이 있어요. 첫 번째가 대인관계기술(Communication), 두 번째가 성과관계기술(Strategy), 마지막이 자기관계기술(Reflection)인데요. CSR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높이는 핵심 관계기술로 역량의 발현을 통해 강화되고 함양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의 역량이 태어나 성장발달 단계를 거치면서 사춘기 거치면서 90% 수준까지 형성된다고 보며, 성년기 이후에는 보유한 역량을 앞서 말씀드린 역량기술을 통해 후천적인 학습과 습관을 만드는 훈련으로 잘 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역검을 통해 확인하는 중요한 역량은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과 같은 네가지 역량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이것이 성과를 내는 핵심적인 역량으로서 일정 연령대 이후에는 바꾸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채용과정에서 이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좋은 학교가 곧 좋은 직장, 좋은 인생으로 연결된다는 생각,
저희는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
Q, 기업의 채용이 학벌 스펙이 아닌, 지원자의 실질적인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할 때, 이러한 흐름이 교육에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클 것 같아요. 앞으로의 채용 변화가 우리 교육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보시나요?
우리 사회에서 좋은 대학은 곧 좋은 직장, 좋은 인생으로까지 모두 이퀄(equal) 관계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통념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기업들이 직접 나서는 것이죠. 아마 부모님들과 그분들의 자녀들에게 “그렇게 좋은 학교 가기 위해서 공부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렇게 공부해서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이 별로 높지 않습니다.”라고 하면 아무도 듣지 않으실 거에요. 그런데 만약 “지금 보세요. 우리나라의 일류 기업들도 이제는 출신학교가 아니라 역량으로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은 학벌 스펙이 아니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어요.”라고 하면, 그때부터 부모님들은 “왜 좋은 대학을 가야 하지?”라는 의문을 스스로 제기하실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부모님들이 원하지 않으면, 교육 정책도 변화할 것이고 나아가 우리 교육도 입시와 경쟁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학생들이 초중고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기 주도적인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이 될 거에요. 저도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고요.
(송)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좋은’이라는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벌과 스펙이 역량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제로 그러한 역량을 길러내는 ‘좋은’ 학교는 어디인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어디에 있는가? 하고요.
(정) 네 그렇습니다. 저는 연구 중심 대학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는 일반 대학들도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초중고 학생들이 대학을 보는 기준과 관점도 달라질 거예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성적부터 잘 받아야지.”라는 그런 생각이 아니라, 나는 이런 방향으로 도전해보고 경험해보고 싶은데 “저기로 진학하면 더 잘 배울 수 있겠구나.” 아니면, “굳이 진학을 안 해도 되겠구나.” 하고요. 저는 이러한 선택의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는 우리나라 교육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그런 의미에서 마이다스아이티는 채용의 혁신만이 아니라, 교육 혁신의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 그냥 선생님,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정형화된 학생이었어요. 그런 말 있잖아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며 자라온 아이들, 제가 그런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성인이 되고 나니까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는 거죠. 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고요. 그래서 제 아이는 좀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저희 아이한테 늘 하는 말이 있는데요. “100점 맞고 아빠한테 자랑할 필요는 없다. 빵점 맞고 아빠한테 웃어도 좋다. 네가 그럴 수 있다면, 난 참 좋겠다.”라고 얘기해요. 그리고 ‘꿈’이라는 말 있잖아요. 요즘은 꿈이 뭐냐고 묻는 사람도, 그 꿈에 대해 생각을 하는 사람도 참 많지 않은 시대가 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도 아이에게 가끔 물어보거든요. “꿈이 뭐냐?” “개그맨.” 그럼 전 너무 좋은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학생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그 꿈이 무엇이든 간에 박수쳐 주고 지지해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것이 저뿐만 아니라 마이다스아이티가 바라는 미래 세상이고, 그 세상의 모습이 가치 있다면 저희가 지향하는 꿈에 대해서도 많은 응원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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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송효인
재단법인 교육의봄 정책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