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2022년 3월 29일부터 교육의 변화를 이끌 ‘좋은 채용 기업’을 찾는 국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신학교에 의존하지 않는 ‘역량 중심 채용’은 입시 중심의 경쟁 교육에 균열을 일으켜, 우리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는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
교육의봄이 열 번째로 만난 기업은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구: 스마트스터디)입니다.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를 넘어, 현재 단일 영상으로 113억뷰를 자랑하는 핑크퐁 아기상어(Pinkfong Baby Shark)를 제작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업입니다. 현재 더핑크퐁컴퍼니는 다양한 사업으로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하고 있는데요. 올해 3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더핑크퐁컴퍼니! 채용을 잘하기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교육의봄이 이 기업이 일잘러를 뽑는 방식을 알아보려고, 지난 8월 26일 더핑크퐁컴퍼니에서 채용/인사를 총괄하고 있는 최정호 CLO님(Chief Life Officer, 최고인사책임자 겸 경영지원부문장)을 만나보았습니다.

(송인수 공동대표, 이하 송) 안녕하세요. 좋은 채용 기업 찾기 캠페인 차원에서 오늘 더핑크퐁컴퍼니를 방문해서 최정호 CLO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최정호 CLO, 이하 최) 네, 반갑습니다. 최정호입니다.
Q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학부 때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내 대기업과 이커머스 기업 인사담당자를 거쳐 2016년 더핑크퐁컴퍼니에 합류했습니다. 현재 CLO(Chief Life Officer), 경영지원부문장 겸 최고인사책임자라는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입사 당시 회사 규모가 70명이었는데, 현재 330명으로, 어느덧 약 5배 정도 커졌네요. 이처럼 고속성장하는 환경에서 구성원 개인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Q.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로 대박을 터트려서,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님들은 잘 아실 듯한데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회사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더핑크퐁컴퍼니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입니다. 2010년 6월, ‘스마트스터디’라는 이름으로 첫 설립되었는데, 올 초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핑크퐁’, ‘아기상어’ 등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중심으로 유튜브부터 영화 및 애니메이션 시리즈, 음원, 공연, 모바일 앱, 게임, 제품까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25개 언어로 5000편이 넘는 콘텐츠를 선보였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넥스트 IP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무언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직원이 300명 이상으로 규모가 커진 상태인데요, 인재 채용이 궁금하네요. 먼저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한번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보통 많은 회사들이 비슷할 텐데요. 저희도 크게 신입 채용과 경력직 채용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 두 방식에 약간 차이가 있는데 신입을 뽑을 때는 인턴 과정이 추가가 돼요.
신입 채용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보면, 먼저 공고를 열어 서류 지원을 받고요. 서류를 통과한 분들이 1차 면접을 봅니다. 이 면접은 실무 면접이기 때문에 같이 일하게 될 해당 조직의 직원들이 참여해서 면접을 진행해요. 그리고 이 1차 면접을 통과하신 분들이 3개월의 인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인턴이 끝날 무렵에 그 과정에 대한 평가를 하고 대상자를 선정해서 최종 2차 면접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합격하신 분들이 저희와 함께 정규직으로 근무하시는 것이고요.
(송) 혹시, 인턴 과정을 진행하면서 중도 탈락하거나, 이탈하는 경우들은 없나요? 이런 일들이 있으면 조금 회사에는 리스크가 될 수 있을 듯한데요.
(최) 물론 사람이 모여 일하는 곳에는 다양한 일이 발생할 수 있죠. 인턴 과정 중에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로 다른 직장이나 진로를 선택해서 조기 종료하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3개월 일하는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만큼 서류 전형과 실무 면접에서 역량이 있는 사람을 뽑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서류 전형과 1차 면접에서 실제적인 업무 역량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송인수 공동대표님 말씀처럼 중간에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했겠죠. 그러나 인턴 과정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되었던 케이스는 없었습니다.
"입사 지원서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건 이름과 연락처뿐!
자율성을 부여하면 지원자가 가진 역량이 더 잘 보여요"
Q. 그만큼 서류 전형과 실무 면접에서 직무 적격자를 꼼꼼하게 찾는 과정을 겪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서류 전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지네요.
저희는 입사 지원서를 받을 때 지원자에게 특별하게 무언가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본인이 자유롭게 자신에 대한 소개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드리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획일화된 일반 형식이나 틀에 박힌 이력서는 저희 시선을 크게 끌지는 못해요. 실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언가 배운 게 있는 사람들의 글이나 포트폴리오는 어느 회사에나 제출할 수 있을 법한 정형화된 이력서와 분명히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 차이를 지금까지 발견해왔고, 그 차이가 유의미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특별한 양식을 요구하거나 여러 정보를 수집하는 형태로 서류 전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원자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게끔 자율성을 부여하면, 천차만별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들을 접할 수 있어요. 그랬을 때 실제 ‘이 사람이 역량이 있겠다,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겠다’에 대한 판단이 더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송) 그러면, 자기소개서에는 별다른 질문 없이 내가 이 직무에 맞는 사람인지를 설명하라는 정도의 질문만 있는 건가요?
(최) 그 질문조차 없는 거죠. 저희가 필수적으로 수집하는 정보는 이후 채용 과정에서 연락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이름과 연락처뿐이에요. 그 외에는 본인이 작성한 파일을 첨부하게끔 되어 있어요.
이렇게 포트폴리오 형태로 자기소개를 받아보면, 실제 그 사람이 이 프로젝트 혹은 이와 관련된 경험에 얼마만큼 관여했는지 등이 보이거든요. 어떤 분들은 포트폴리오라고 하면 “그건 영상 디자인이나 일반 디자인 분야 같은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제출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나를 소개할 수 있는 재료를 만드는 것 자체가 대단히 중요해요.
이건 입사 전에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입사해서도 지속되는 과정이에요.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왜 그것을 하고, 어떤 결과가 나왔고, 무엇을 배웠는지,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1년 단위 혹은 매 분기 단위로 정리해 가는 겁니다. 포트폴리오는 결국 나에 대한 커리어를 계속 쌓아가는 앨범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가 잘 정리되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입사 단계뿐 아니라 입사 후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앞서야,
자율성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
Q. 입사 지원 가이드를 보니, '서류 전형 시에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정보는 적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있어요. 그런데 지원서를 자유롭게 작성한다면, 어떤 분들은 출신학교라든지 학력, 전공, 학점 등에 자신이 있을 때 ‘그런 부분을 드러내서 가산점을 받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기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역량이나 경험이 아닌 모든 정보를 저희는 ‘직무 수행과 관계없는 정보’라고 판단합니다. 학교까지는 아니지만, 특정 직무와 관련해서 전공을 언급하는 것이 어필이 되거나 필요한 때도 분명 있죠. 하지만, 본인이 졸업한 학교 이름이나 석사 등의 학력에 따라서 등급화해서 점수를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채용하는 이유는 ‘자율성'에 기반한 전형을 통과해야 입사 후에도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입사 후에도 대단히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본인의 업무 영역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역량을 키워가길 기대하고 있거든요. 입사 지원서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 것에서부터 틀에 박힌 것 외에 할 게 없다면 저희가 아무리 좋은 교육과 멘토를 제공해도 크게 변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생각하거든요.
사실 자율성을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지원자들 중에 답답함을 토로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자율성을 드리는 목적이나 목표를 잘 설명해 드려도, “이력서 안에 뭘 담아야 되느냐”고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질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본인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루어진 것인가?’하는 의문을 들게 해요. 근본적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작성해야 되는데, ‘무슨 이야기를 담아야 평가자가 나를 잘 봐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 본인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일 수 있겠죠. 그래서 저희 회사에 지원하실 때는 본인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Q. 그렇군요. 이렇게 기본적인 서류를 통해 적격자를 선별하고 나면, 1차로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면접을 시행할텐데요. 면접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1차 면접은 보통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주로 면접관 다수와 면접 보시는 지원자 한 사람으로 진행되는 다대일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지원자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은 분을 발견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나와 함께 일할 동료를 뽑는 일인데, 게을리할 수 없죠. 그랬을 때 결과는 누구보다 동료들 본인들이 더 잘 알테니까요.
Q. 그럼 1차 면접 후 3개월의 인턴 과정을 거치는데, 인턴과정은 어떠한가요?
인턴들은 실무에 바로 투입됩니다. 저희는 이런 방식이 인턴분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바로 실무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이 방법을 고수하는 것은 앞으로 함께 일할 동료를 뽑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 동료가 우리와 잘 맞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인턴을 하는 것인데, 실무 경험에 투입하지 않고 판단할 수 없는 거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학벌/학력이나 시험 결과 같은 정량적 데이터로 선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실제 일을 맡겨보지 않고서는 불가능해요.
이분들 역시 그 과정에서 이 회사를 선택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테고요. 실제, 인턴 과정을 마무리하셨던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가장 놀랍고 좋았던 점으로 “실무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라고 많이들 얘기하세요.
Q. 그렇게 인턴과정을 이제 통과하면 최종적인 2차 면접으로 들어가는데요. 2차 면접은 어떤 방식인가요?
2차 면접은 임원들이 진행합니다. 1차 면접과 다른 어떤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요. 1차 때는 아무래도 실무적인 역량이나 바로 같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적합성을 주로 보는 것이고, 최종 면접에서는 저희 회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와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Q. 그렇군요. 그렇다면, 더핑크퐁컴퍼니가 선호하는 인재상이라고 할까요. 혹은 직무역량이라고 할까요.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찾는다..."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다 잘하는 사람이 좋죠(하하). 기업 입장에서 하나만 잘하는 사람보다 다다익선이 좋은 거죠. 다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지만, 실제적으로는 “이것이 결여되면 뽑기 어렵다...” 이런 포인트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것만 있으면 이 사람 뽑겠다”라기 보다, “이거 없으면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느낌이요.
계속 해왔던 얘기와 연결되는데요. 저희 회사는 이력서를 쓰는 작업부터 본인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가야 해요. 결국 자율과 책임으로 연결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이 자율성을 부여하면 누구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율성이 주어졌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단히 많은 요소가 필요하거든요.
우선 기본적으로 사고력이 좋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나 혼자 할 수 없다면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지’ 등을 판단해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고요. 또 이런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 때, 그 결과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를 개선하거나 해결할 수도 있어야 하고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많이 오해하는 게 소위 말을 잘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경우들이 많아요. 사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말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행동이든, 어떤 형태로든 내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면접에서 답변을 수려하게 잘했다거나 토론 대회에 나갔다거나 리더가 되어 보았다거나 등등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얼마나 온전한 의도로 잘 전달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Q. 이렇게 죽 채용 과정을 보니, 더핑크퐁컴퍼니의 채용이 참 독특하게 잘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런 방식을 처음부터 고수해오신 건가요?
네 맞습니다. 저희 김민석 대표님을 포함해서 공동 창업자분들은 모두 다른 IT 기업이나 게임사에서 일정 기간 회사 생활을 하시고 창업을 하셨어요. 큰 기업에서 일하면서 제도나 프로세스에 갇혀 무언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것에 대한 갈증과 답답함을 절실히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모여 창업할 때부터 “우리는 프로답게 일하자, 어른답게 일하자”라는 생각으로 특별한 규칙들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창업 때부터 가지셨다고 해요.
규칙이나 정해진 프로세스가 없으면 각자가 책임자이자 실무자이고, 실무자가 곧 책임자인 상황이 되거든요. 그러면 본인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갖추지 못한 분들이 오면 답답한 거예요. “저 무슨 일 하죠?”라고 기다리고 있거나 무엇을 해야하는지 답을 줘야 하는 분이라면 저희와 함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그러면, 더핑크퐁컴퍼니와 같은 채용 방식에 대해 업계와 주변의 평가는 어떠한가요?
제가 교육의봄 포럼에 지난해 초(2021년 3월) 참석했을 때, 혹은 그보다 조금 전 상황에서는, 저희 채용 방식이 아주 독특한 채용 문화라고 많이 들었고 저희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슷한 업계와 산업군 안에 있는 분들에게 그리 특별하지 않은 방식인 듯해요. 저희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자율성을 기반으로 일하는 사람 혹은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에 대한 니즈가 많고, 그런 사람들을 뽑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지원자를 평가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미 다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 채용 방식이 적어도 스타트업이나 IT 업계에서는 대세가 되고 있고 보편적인 현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혹시 그러한 스타트업과 IT 기업의 채용 방식이 전통적인 대기업이라고 할까요, 그런 회사들의 채용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시나요?
채용의 방식은 트렌드가 있기도 하고, 서로 닮아가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 회사가 처한 상황이나 업 자체의 차이점이 있어서 모든 것을 닮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기업들이 다 저희와 같은 방식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각 기업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한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각 기업이 선택한 중요도에 따라 여러 채용 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모든 기업들이 이제는 실무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은 분명 있는 거 같아요. 대기업들이 예전에 매년 몇천 명, 몇백 명씩 신입을 뽑다가, 경력직 채용의 비중을 높여 가는 것도 경력직을 채용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더 적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주 높은 우상향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산업군이 있거든요. 이런 산업군의 기업들은 더 보수적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건 스펙을 본다는 뜻 보다는 한 사람의 채용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에요. 즉, 뽑았을 때 실무를 정말 잘 해낼 수 있는 분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다보면, 10년 전 무슨 학교를 나왔는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거죠.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해왔고 합류해서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까’에 집중하다 보면 어떤 대학을 졸업했는지 혹은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게 돼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과 관련된 경험과 역량을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외부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길을 묻기보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세요"
Q. 앞으로 더핑크퐁컴퍼니와 같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아이들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할까?’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What)을 준비시켜야 할까?’라는 고민은 “내가 이력서에 무엇을 담아야 되나요?”라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What’은 아이들이 스스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아이들이 그것을 찾을 수 있게끔 기다려줘야 되고, 그 ‘What’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경험들을 시켜주고 서포트해주시는 게 부모로서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핑크퐁컴퍼니 같은 회사에 우리 아이가 입사하면 좋겠는데, 우리 아이 어떤 경험을 하면 되나요?” 이런 질문보다,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그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그 배운 바를 토대로 어떤 것들을 앞으로 더 해보고 싶어 하고, 또 어떤 관심이 생기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다시 그 일을 했을 때 어떤 새로운 방법을 도전하고 시도했는지, 이런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그 판단이 좋은지 아닌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면, 그 아이는 제도권 교육을 받든 그렇지 않든, 대학을 가든 그렇지 않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충분히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최정호 CLO님 말씀을 들어보니, 매우 교육자적인 감수성이 있으신 것 같네요. (일동 웃음)
(최) 이건 저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자녀를 키우면서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고 외부에 쉽게 도움을 빌리거나 위탁하겠다는 생각부터 빨리 깨야된다고 생각해요. ‘내 아이가 잘하는 걸 찾기 위해서 여러 학원을 보내보자’ 같은 생각이요.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무언가를 같이 시도해보는 것이 아니라, 학원 같은 기관에 혹은 어떤 개인에게 위탁시키려는 생각이 먼저 없어져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길을 찾았다거나 방향을 찾았을 때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가르쳐 줄 기관이나 사람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찾는 과정의 시작부터 부모는 빠진 상태에서 아이들만 외부로 맡기는 것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송) 최정호 CLO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것으로 인터뷰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에 또 좋은 채용을 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서 여러분들에게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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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전선희
교육의봄 정책 연구팀

교육의봄이 열 번째로 만난 기업은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구: 스마트스터디)입니다.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를 넘어, 현재 단일 영상으로 113억뷰를 자랑하는 핑크퐁 아기상어(Pinkfong Baby Shark)를 제작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업입니다. 현재 더핑크퐁컴퍼니는 다양한 사업으로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하고 있는데요. 올해 3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더핑크퐁컴퍼니! 채용을 잘하기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교육의봄이 이 기업이 일잘러를 뽑는 방식을 알아보려고, 지난 8월 26일 더핑크퐁컴퍼니에서 채용/인사를 총괄하고 있는 최정호 CLO님(Chief Life Officer, 최고인사책임자 겸 경영지원부문장)을 만나보았습니다.
(송인수 공동대표, 이하 송) 안녕하세요. 좋은 채용 기업 찾기 캠페인 차원에서 오늘 더핑크퐁컴퍼니를 방문해서 최정호 CLO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최정호 CLO, 이하 최) 네, 반갑습니다. 최정호입니다.
Q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학부 때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내 대기업과 이커머스 기업 인사담당자를 거쳐 2016년 더핑크퐁컴퍼니에 합류했습니다. 현재 CLO(Chief Life Officer), 경영지원부문장 겸 최고인사책임자라는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입사 당시 회사 규모가 70명이었는데, 현재 330명으로, 어느덧 약 5배 정도 커졌네요. 이처럼 고속성장하는 환경에서 구성원 개인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Q.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로 대박을 터트려서,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님들은 잘 아실 듯한데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회사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더핑크퐁컴퍼니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입니다. 2010년 6월, ‘스마트스터디’라는 이름으로 첫 설립되었는데, 올 초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핑크퐁’, ‘아기상어’ 등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중심으로 유튜브부터 영화 및 애니메이션 시리즈, 음원, 공연, 모바일 앱, 게임, 제품까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25개 언어로 5000편이 넘는 콘텐츠를 선보였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넥스트 IP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무언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직원이 300명 이상으로 규모가 커진 상태인데요, 인재 채용이 궁금하네요. 먼저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한번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보통 많은 회사들이 비슷할 텐데요. 저희도 크게 신입 채용과 경력직 채용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 두 방식에 약간 차이가 있는데 신입을 뽑을 때는 인턴 과정이 추가가 돼요.
신입 채용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보면, 먼저 공고를 열어 서류 지원을 받고요. 서류를 통과한 분들이 1차 면접을 봅니다. 이 면접은 실무 면접이기 때문에 같이 일하게 될 해당 조직의 직원들이 참여해서 면접을 진행해요. 그리고 이 1차 면접을 통과하신 분들이 3개월의 인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인턴이 끝날 무렵에 그 과정에 대한 평가를 하고 대상자를 선정해서 최종 2차 면접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합격하신 분들이 저희와 함께 정규직으로 근무하시는 것이고요.
(송) 혹시, 인턴 과정을 진행하면서 중도 탈락하거나, 이탈하는 경우들은 없나요? 이런 일들이 있으면 조금 회사에는 리스크가 될 수 있을 듯한데요.
(최) 물론 사람이 모여 일하는 곳에는 다양한 일이 발생할 수 있죠. 인턴 과정 중에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로 다른 직장이나 진로를 선택해서 조기 종료하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3개월 일하는 과정에서 중도 탈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만큼 서류 전형과 실무 면접에서 역량이 있는 사람을 뽑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서류 전형과 1차 면접에서 실제적인 업무 역량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송인수 공동대표님 말씀처럼 중간에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했겠죠. 그러나 인턴 과정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되었던 케이스는 없었습니다.
"입사 지원서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건 이름과 연락처뿐!
자율성을 부여하면 지원자가 가진 역량이 더 잘 보여요"
Q. 그만큼 서류 전형과 실무 면접에서 직무 적격자를 꼼꼼하게 찾는 과정을 겪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서류 전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지네요.
저희는 입사 지원서를 받을 때 지원자에게 특별하게 무언가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본인이 자유롭게 자신에 대한 소개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드리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획일화된 일반 형식이나 틀에 박힌 이력서는 저희 시선을 크게 끌지는 못해요. 실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언가 배운 게 있는 사람들의 글이나 포트폴리오는 어느 회사에나 제출할 수 있을 법한 정형화된 이력서와 분명히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 차이를 지금까지 발견해왔고, 그 차이가 유의미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특별한 양식을 요구하거나 여러 정보를 수집하는 형태로 서류 전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원자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게끔 자율성을 부여하면, 천차만별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들을 접할 수 있어요. 그랬을 때 실제 ‘이 사람이 역량이 있겠다,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겠다’에 대한 판단이 더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송) 그러면, 자기소개서에는 별다른 질문 없이 내가 이 직무에 맞는 사람인지를 설명하라는 정도의 질문만 있는 건가요?
(최) 그 질문조차 없는 거죠. 저희가 필수적으로 수집하는 정보는 이후 채용 과정에서 연락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이름과 연락처뿐이에요. 그 외에는 본인이 작성한 파일을 첨부하게끔 되어 있어요.
이렇게 포트폴리오 형태로 자기소개를 받아보면, 실제 그 사람이 이 프로젝트 혹은 이와 관련된 경험에 얼마만큼 관여했는지 등이 보이거든요. 어떤 분들은 포트폴리오라고 하면 “그건 영상 디자인이나 일반 디자인 분야 같은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제출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나를 소개할 수 있는 재료를 만드는 것 자체가 대단히 중요해요.
이건 입사 전에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입사해서도 지속되는 과정이에요.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왜 그것을 하고, 어떤 결과가 나왔고, 무엇을 배웠는지,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1년 단위 혹은 매 분기 단위로 정리해 가는 겁니다. 포트폴리오는 결국 나에 대한 커리어를 계속 쌓아가는 앨범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가 잘 정리되어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입사 단계뿐 아니라 입사 후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앞서야,
자율성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
Q. 입사 지원 가이드를 보니, '서류 전형 시에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정보는 적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있어요. 그런데 지원서를 자유롭게 작성한다면, 어떤 분들은 출신학교라든지 학력, 전공, 학점 등에 자신이 있을 때 ‘그런 부분을 드러내서 가산점을 받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기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역량이나 경험이 아닌 모든 정보를 저희는 ‘직무 수행과 관계없는 정보’라고 판단합니다. 학교까지는 아니지만, 특정 직무와 관련해서 전공을 언급하는 것이 어필이 되거나 필요한 때도 분명 있죠. 하지만, 본인이 졸업한 학교 이름이나 석사 등의 학력에 따라서 등급화해서 점수를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채용하는 이유는 ‘자율성'에 기반한 전형을 통과해야 입사 후에도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입사 후에도 대단히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본인의 업무 영역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역량을 키워가길 기대하고 있거든요. 입사 지원서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 것에서부터 틀에 박힌 것 외에 할 게 없다면 저희가 아무리 좋은 교육과 멘토를 제공해도 크게 변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생각하거든요.
사실 자율성을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지원자들 중에 답답함을 토로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자율성을 드리는 목적이나 목표를 잘 설명해 드려도, “이력서 안에 뭘 담아야 되느냐”고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질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본인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루어진 것인가?’하는 의문을 들게 해요. 근본적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작성해야 되는데, ‘무슨 이야기를 담아야 평가자가 나를 잘 봐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 본인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일 수 있겠죠. 그래서 저희 회사에 지원하실 때는 본인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Q. 그렇군요. 이렇게 기본적인 서류를 통해 적격자를 선별하고 나면, 1차로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면접을 시행할텐데요. 면접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1차 면접은 보통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주로 면접관 다수와 면접 보시는 지원자 한 사람으로 진행되는 다대일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지원자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은 분을 발견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나와 함께 일할 동료를 뽑는 일인데, 게을리할 수 없죠. 그랬을 때 결과는 누구보다 동료들 본인들이 더 잘 알테니까요.
Q. 그럼 1차 면접 후 3개월의 인턴 과정을 거치는데, 인턴과정은 어떠한가요?
인턴들은 실무에 바로 투입됩니다. 저희는 이런 방식이 인턴분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바로 실무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이 방법을 고수하는 것은 앞으로 함께 일할 동료를 뽑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 동료가 우리와 잘 맞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인턴을 하는 것인데, 실무 경험에 투입하지 않고 판단할 수 없는 거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학벌/학력이나 시험 결과 같은 정량적 데이터로 선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실제 일을 맡겨보지 않고서는 불가능해요.
이분들 역시 그 과정에서 이 회사를 선택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테고요. 실제, 인턴 과정을 마무리하셨던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가장 놀랍고 좋았던 점으로 “실무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라고 많이들 얘기하세요.
Q. 그렇게 인턴과정을 이제 통과하면 최종적인 2차 면접으로 들어가는데요. 2차 면접은 어떤 방식인가요?
2차 면접은 임원들이 진행합니다. 1차 면접과 다른 어떤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요. 1차 때는 아무래도 실무적인 역량이나 바로 같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적합성을 주로 보는 것이고, 최종 면접에서는 저희 회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와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Q. 그렇군요. 그렇다면, 더핑크퐁컴퍼니가 선호하는 인재상이라고 할까요. 혹은 직무역량이라고 할까요. "우리는 이러한 사람을 찾는다..."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다 잘하는 사람이 좋죠(하하). 기업 입장에서 하나만 잘하는 사람보다 다다익선이 좋은 거죠. 다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지만, 실제적으로는 “이것이 결여되면 뽑기 어렵다...” 이런 포인트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것만 있으면 이 사람 뽑겠다”라기 보다, “이거 없으면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느낌이요.
계속 해왔던 얘기와 연결되는데요. 저희 회사는 이력서를 쓰는 작업부터 본인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가야 해요. 결국 자율과 책임으로 연결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것이 자율성을 부여하면 누구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율성이 주어졌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단히 많은 요소가 필요하거든요.
우선 기본적으로 사고력이 좋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나 혼자 할 수 없다면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지’ 등을 판단해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고요. 또 이런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 때, 그 결과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를 개선하거나 해결할 수도 있어야 하고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많이 오해하는 게 소위 말을 잘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경우들이 많아요. 사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말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행동이든, 어떤 형태로든 내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면접에서 답변을 수려하게 잘했다거나 토론 대회에 나갔다거나 리더가 되어 보았다거나 등등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얼마나 온전한 의도로 잘 전달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Q. 이렇게 죽 채용 과정을 보니, 더핑크퐁컴퍼니의 채용이 참 독특하게 잘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런 방식을 처음부터 고수해오신 건가요?
네 맞습니다. 저희 김민석 대표님을 포함해서 공동 창업자분들은 모두 다른 IT 기업이나 게임사에서 일정 기간 회사 생활을 하시고 창업을 하셨어요. 큰 기업에서 일하면서 제도나 프로세스에 갇혀 무언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것에 대한 갈증과 답답함을 절실히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모여 창업할 때부터 “우리는 프로답게 일하자, 어른답게 일하자”라는 생각으로 특별한 규칙들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창업 때부터 가지셨다고 해요.
규칙이나 정해진 프로세스가 없으면 각자가 책임자이자 실무자이고, 실무자가 곧 책임자인 상황이 되거든요. 그러면 본인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갖추지 못한 분들이 오면 답답한 거예요. “저 무슨 일 하죠?”라고 기다리고 있거나 무엇을 해야하는지 답을 줘야 하는 분이라면 저희와 함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그러면, 더핑크퐁컴퍼니와 같은 채용 방식에 대해 업계와 주변의 평가는 어떠한가요?
제가 교육의봄 포럼에 지난해 초(2021년 3월) 참석했을 때, 혹은 그보다 조금 전 상황에서는, 저희 채용 방식이 아주 독특한 채용 문화라고 많이 들었고 저희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슷한 업계와 산업군 안에 있는 분들에게 그리 특별하지 않은 방식인 듯해요. 저희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자율성을 기반으로 일하는 사람 혹은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에 대한 니즈가 많고, 그런 사람들을 뽑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지원자를 평가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미 다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 채용 방식이 적어도 스타트업이나 IT 업계에서는 대세가 되고 있고 보편적인 현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혹시 그러한 스타트업과 IT 기업의 채용 방식이 전통적인 대기업이라고 할까요, 그런 회사들의 채용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시나요?
채용의 방식은 트렌드가 있기도 하고, 서로 닮아가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 회사가 처한 상황이나 업 자체의 차이점이 있어서 모든 것을 닮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기업들이 다 저희와 같은 방식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각 기업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한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각 기업이 선택한 중요도에 따라 여러 채용 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모든 기업들이 이제는 실무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은 분명 있는 거 같아요. 대기업들이 예전에 매년 몇천 명, 몇백 명씩 신입을 뽑다가, 경력직 채용의 비중을 높여 가는 것도 경력직을 채용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더 적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주 높은 우상향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산업군이 있거든요. 이런 산업군의 기업들은 더 보수적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건 스펙을 본다는 뜻 보다는 한 사람의 채용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에요. 즉, 뽑았을 때 실무를 정말 잘 해낼 수 있는 분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다보면, 10년 전 무슨 학교를 나왔는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거죠.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해왔고 합류해서 무슨 일을 해낼 수 있을까’에 집중하다 보면 어떤 대학을 졸업했는지 혹은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게 돼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과 관련된 경험과 역량을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외부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길을 묻기보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세요"
Q. 앞으로 더핑크퐁컴퍼니와 같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아이들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 아이들 어떻게 키워야 할까?’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What)을 준비시켜야 할까?’라는 고민은 “내가 이력서에 무엇을 담아야 되나요?”라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What’은 아이들이 스스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아이들이 그것을 찾을 수 있게끔 기다려줘야 되고, 그 ‘What’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경험들을 시켜주고 서포트해주시는 게 부모로서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핑크퐁컴퍼니 같은 회사에 우리 아이가 입사하면 좋겠는데, 우리 아이 어떤 경험을 하면 되나요?” 이런 질문보다,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그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그 배운 바를 토대로 어떤 것들을 앞으로 더 해보고 싶어 하고, 또 어떤 관심이 생기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다시 그 일을 했을 때 어떤 새로운 방법을 도전하고 시도했는지, 이런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 고민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그 판단이 좋은지 아닌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면, 그 아이는 제도권 교육을 받든 그렇지 않든, 대학을 가든 그렇지 않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충분히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최정호 CLO님 말씀을 들어보니, 매우 교육자적인 감수성이 있으신 것 같네요. (일동 웃음)
(최) 이건 저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자녀를 키우면서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고 외부에 쉽게 도움을 빌리거나 위탁하겠다는 생각부터 빨리 깨야된다고 생각해요. ‘내 아이가 잘하는 걸 찾기 위해서 여러 학원을 보내보자’ 같은 생각이요.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무언가를 같이 시도해보는 것이 아니라, 학원 같은 기관에 혹은 어떤 개인에게 위탁시키려는 생각이 먼저 없어져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길을 찾았다거나 방향을 찾았을 때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가르쳐 줄 기관이나 사람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겠지만, 찾는 과정의 시작부터 부모는 빠진 상태에서 아이들만 외부로 맡기는 것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송) 최정호 CLO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것으로 인터뷰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에 또 좋은 채용을 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서 여러분들에게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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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전선희
교육의봄 정책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