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빌리언] 안상진 리드 : 실패를 딛고 더 발전하려는 태도, 지적 겸손함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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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교육의봄은 2022년 3월부터 교육의 변화를 이끌 '좋은 채용 기업'을 찾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신학교에 의존하지 않는 역량 중심 채용은 입시 중심 경쟁 교육에 균열을 일으켜 우리 교육이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교육의봄이 마흔여섯 번째로 만난 기업은 ‘쓰리빌리언’입니다. 아픈데 병명이 나오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죠? 쓰리빌리언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희귀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기업이에요. 5분 만에 희귀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70여 개국 700개 이상 기관에서 연간 수만 명의 환자를 진단하고 있어요. 기술만으로는 혁신을 완성할 수 없죠. 쓰리빌리언은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재를 넘어 ‘지적 겸손성’을 갖춘 분을 찾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적 겸손성’은 어떤 의미일까요? 쓰리빌리언의 안상진 HR  리드님을 만나뵙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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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상진 리드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상진 HR 리드, 이하 ‘안상진’) 안녕하세요. 쓰리빌리언에서 HR을 리드하고 있는 안상진입니다. 채용, 인사관리, 조직문화, 노무 등 전반적인 HR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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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쓰리빌리언은 어떤 기업인지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쓰리빌리언은 희귀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기업입니다. 희귀 유전질환은 전세계 인구의 3~5% 미만에서 발생하는 드문 질병인데요, 드물다 보니 진단이 매우 어려워요. 

쓰리빌리언은 AI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명이 쓰리빌리언(3billion)인 이유도 인간의 DNA 서열이 30억 쌍으로 구성된 것에서 착안했어요.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의 변이가 질병을 유발하는지 찾아내요. 혈액검사, 입안에 상피세포 채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단할 수 있고, 5분 만에 진단이 가능합니다.

환자분들은 병명을 알기까지 평균 6년 동안 17곳의 병원을 전전하시는데 이런 상황을 ‘진단 방랑’이라고 해요. 쓰리빌리언은 단순히 비즈니스를 넘어, 희귀질환 환자분들의 진단 방랑을 끝내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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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쓰리빌리언의 자랑거리, 쓰리빌리언만의 특별한 점이 궁금해요.


쓰리빌리언이 곧 상장을 합니다(11월 14일 상장, 인터뷰 취재일 기준 상장 전). 상장은 단순히 매출이나 순수익이 많아서가 아니라 저희 기술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이미 2022년에는 세계적인 AI유전체 분석 경진대회(CAG16)에서 우승하며 저희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입증되기도 했어요.
 
또 수평적이고 심리적인 안전감을 중시하는 문화도 자랑거리로 꼽고 싶어요. 저희는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는데 나이나 직책에 얽매이지 않고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심리적인 안전감이 있을 때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더 나아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도 팀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전감을 느낄 때 협력과 성과가 극대화된다는 게 증명되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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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도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며,

이를 통해 성장한다고 믿는 사람을 채용한다"




Q. 쓰리빌리언의 채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무엇인가요?


쓰리빌리언은 주도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며, 이를 통해 성장한다고 믿는 사람을 채용하고 있어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스템이라도 ‘뭔가 문제가 있진 않을까’ 생각하고 생산성을 개선할 의지가 있어야 하고요. 또 자신이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니라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으니 소통을 통해 정반합을 찾으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Q. 쓰리빌리언이 찾는 인재는 어떤 역량을 갖춘 사람인가요?


요즘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항상 옳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시대잖아요. 예를 들어서 저는 고등학교 때 ‘요오드’라고 배웠는데 요즘은 ‘아이오딘’으로 부르더라고요.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는 건지 의심해보고, 틀린 부분을 고치기 위해 배우고 적응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쓰리빌리언에서는 이런 태도를 “지적 겸손성”이라고 해요. 단순히 “내가 틀렸다”라고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 틀림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의미해요. 이런 과정에서 동료들과 계속 소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쓰리빌리언이 함께 하고 싶은 분입니다.


" 성과와 가장 관련 있는 것은 사전과제
학벌, 학력, 자격증은 뚜렷한 관계 나타나지 않아..."


Q. 산업 특성상 연구직 직무가 많을 텐데, 연구직 채용에서는 출신학교를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쓰리빌리언은 출신학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채용 철학이 인상적이었어요.


쓰리빌리언의 출신학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채용 철학은 대표님이 창업 초기부터 갖고 계셨던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학력이나 학벌이 정말 중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거죠. 이런 생각이 구체화된 것은 제가 입사 후 HR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분석하면서부터 였어요.
 
지원자들의 채용 단계별 퍼포먼스, 수습 기간, 그리고 초기 인사평가 데이터를 추적해서 직원의 성과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습니다. 가장 유의미한 요소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었어요. 많은 직무에서 사전과제 점수와 성과의 상관관계가 높더라고요. 저희 회사가 수천 명 규모의 대기업은 아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빅데이터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 내부 데이터로 볼 때, 학벌이나 자격증 같은 요소는 직원들의 성과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학력 같은 하드스킬*이 아무리 좋아도 그걸 뒷받침하는 소프트 스킬*이 없으면 성과가 안 나온다는 것도 확인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래서 저희는 학력에 상한선이나 하한선을 두지 않고, 역량 중심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드 스킬 (Hard skill) : 학위, 자격증, 외국어 능력 등 정량화 하기 쉬운 기술
*소프트 스킬(Soft skill) : 협업능력, 문제 해결력, 의사소통 능력 등 무형적 지식


Q. 쓰리빌리언의 역량 중심 채용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한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출신학교, 스펙에 대한 직접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비슷한 내용이에요. 쓰리빌리언 평균 연령이 약 33.7세로 젊은 편인데요, 시스템 엔지니어 공고에 50대 한 분이 지원하셨어요. 이전 회사에서 C레벨로 근무하셨던 분이라 독특했죠.
 
당시 서류를 검토하면서 대표님께 “저희와 핏은 잘 맞는데 나이가 좀 있으시다” 말씀드렸더니, 대표님께서 단호하게 “역량과 핏만 맞으면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사전과제를 진행했습니다. 사전 과제도 굉장히 훌륭하셨고 면접 때도 핏이 잘 맞아서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 분은 엔지니어링 업무도 훌륭히 수행하고 계실 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인사이트도 주시는, 저희에게 여러 가지로 힘이 되어주시는 분입니다. 이 사례는 저희 채용 철학의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저희가 서류전형에서 나이에 대한 색안경을 꼈다면 아주 좋은 분을 놓칠 뻔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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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쓰리빌리언의 채용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일반적으로 서류전형 – 사전과제 – 면접 – 수습기간까지 채용 프로세스로 운영하고 있어요.


Q. 서류전형부터 살펴볼게요. 일반 사무직, 연구직까지 자유양식 이력서를 사용하고 계시더라고요. 보통 연구직은 대학원 재학 시 어떤 랩실에 있었는지 보기 위해 정형화된 이력서를 사용하는데요, 쓰리빌리언은 자유양식 이력서를 채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우선 채용 과정을 지원자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지원자가 정형화된 이력서 양식에 맞춰서 본인의 이력을 수정하는 과정이 불편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지원자마다 자신이 왜 쓰리빌리언에 적합한지 어필하고 싶은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자유양식 이력서를 통해 그런 부분들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이 과정에서 지원자의 적극성도 볼 수 있고, 역량도 볼 수 있으니까요.

Q. 쓰리빌리언 채용과정에서 과제전형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문제은행 형식을 기본으로 하되, 지원자의 이력에 따라 과제를 맞춤화해서 출제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서 재무 포지션을 채용하는데 인사/재무 모두 경험한 지원자가 있다면 양쪽의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어요.
 
과제에 대한 마감기한은 보통 2~3시간 정도를 권장하고 있는데요,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지는 않아요. 2~3시간이 넘어도 결과물이 좋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드리고 있습니다. 개발 직군처럼 특수한 경우에는 하루 정도의 시간을 드리고 있어요. 직무별로 과제 내용이 다르지만 보통 개발자의 경우 코딩과 알고리즘 문제, 세일즈/마케팅/디자이너 등의 포지션은 요구사항에 대한 해결책 제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Q. 채용페이지를 보니 사전 과제가 1차 면접을 대체한다고 되어 있더라고요. 면접을 두 차례 진행할 수도 있었을 텐데, 쓰리빌리언은 왜 면접을 한 번만 진행하시는지 궁금해요.


사실 모든 포지션이 면접을 1번만 본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예를 들어 개발 포지션 같은 경우 사전 과제 이후에 별도로 기술 면접을 진행하기도 하고 다른 직무는 실무자와 커피챗을 추가적으로 운영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모든 포지션에서 사전 과제가 필수라는 점은 변함이 없어요.
 
저도 그렇고 대표님도 면접은 면접관의 편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면접 대신 사전 과제를 통해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과제를 통해 지원자의 역량(하드스킬, 소프트스킬)을 타이트하게 검증하고 면접을 통해 다시 한번 쓰리빌리언이 살피고자 하는 것들을 확인하는 형태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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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없는 실패는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려워요"


Q. 쓰리빌리언 과제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라면 이미 상당한 역량을 갖춘 분일 것 같아요. 과제 전형 다음 면접전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면접은 다른 회사들과 비슷하게 인성과 역량에 대한 질문으로 진행됩니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되고요. 보통 해당 팀의 실무자, 팀 리더 그리고 대표님이 참여하세요. 대표님이 모든 채용 면접에 직접 참여하실 정도로 채용 과정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쓰리빌리언 면접이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은 직전에 진행한 사전 과제에 대한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과제를 얼마나 깊게 고민하고 해결했는지,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실제로 갖추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확인하고 있어요.
 
또 한 가지 중요 포인트는 ‘실패한 경험’에 대한 질문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표님도 많이 여쭤보시는 질문이에요. 실패를 경험한 뒤 어떻게 극복했는지 과정을 보면서 지적으로 겸손한 사람인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성찰과 인식이 없다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 나아가 성장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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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쓰리빌리언에 입사하고 싶은 분들에게 합격 Tip을 주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전과제는 지원자의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단순히 결과만 적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근거를 논리적으로 정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과제를 수행하면서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그렇게 생각한 배경과 자료출처까지 정리해서 보여주시면 훨씬 더 설득력도 높아지고 전문성도 돋보일 것 같아요.
 
그리고 권장 시간이 2~3시간 정도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제출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요. 권장 시간에 쫓겨서 다 마무리 못하고 제출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권장시간을 넘기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제출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면접에서는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과정을 말씀해 주시는 것이 핵심이에요. 실패 경험이나 연구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왜 이 방법론을 썼는지 여쭤보면 대답 못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교수님이나 연구실 선배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이런 답변보다는 “논문에 A라고 근거가 있어서 이를 기반으로 특정 방법론을 선택했습니다” 이런 식의 답변이 주도성과 논리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저희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이자 시그니처 질문입니다.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는 학생들, 이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를 다지는 일인 것 같아요. 쓰리빌리언이 생각하는 기초란 직무에 대한 ‘역량’과 ‘전문성’입니다. 기초를 쌓으려면 주도적인 태도가 필요해요. 스스로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고 그걸 채워나가는 점이 중요하니까요. 이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은 필연적이에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돌아보며 성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가 5살인데요, 혼자 컵에 물 받아오다가 쏟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것도 자잘한 실패잖아요. 물 쏟았다고 나무라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쏟아진 물을 닦으면서 아이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도 이런 작은 실패의 순간도 성장의 과정으로 봐주시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개선할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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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편집 이지민
재단법인 교육의봄 정책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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